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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북한산 백운대 일출 보러가기 - 폭풍의 백운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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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는 오래된 지병? 이 있습니다.

좋은 계절 다 놔두고 겨울 시즌만 되면 힘든 악산에 오르는...

올해도 어김없이 백운대 일출을 보러 졸린 눈을 비비고 동계 등산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등산 비수기 시즌 평일에는 등산객도 없고, 일출 보러 오는 정신 나간 사람은 더더욱 적기 때문에 길막 대기나 개미떼 정상 인파 걱정 없이 편하게 페이스 유지하면서 오를 수 있습니다.

 

도선사 주차장 도착했는데 뭐 예상한대로...

사람의 흔적은 없습니다.

저처럼 일출 보러 온 분 몇몇 분이랑 간격을 두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주차장 도착. 평일인데다 비수기 시즌 접어들어서 주차장이 텅 비었습니다.
출바알!

 

오늘은 보름달이 떠서 대충 어렴풋이 길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도 초입 부분까지 만 이고, 좀 더 지나면 컴컴해서 렌턴 필수입니다.

 

보름달이라서 별로 어둡지 않았습니다.

 

백운대 정상 앞 암문 도착!

여기서 오른쪽으로 턴하면 바로 백운대 정상 바위길입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앞만 보고 돌길만 오르면 되기 때문에 힘든 거만 빼면 수월한 코스입니다.

 

암문 도착하니 벌써 밝아졌습니다. 부지런히 올라야 해뜨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암문앞에서 한 컷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해 뜨는 위치가 누렇게 바래고 있기는 한데 아직 해는 안 떴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올 때마다 구름 없는 하늘에 일출을 보고 갈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상에 올랐습니다. 아직 해 안떴습니다.

 

오늘의 백운대 일출은 7시 7분입니다.

5분 정도 여유가 있어서 초코바를 하나 까먹으면서 허기를 달래기로 했습니다.

 

 

초코바를 까느라고 부스럭거렸더니 저쪽에서 백운대 원주민인 노랑 냥이가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너만 처먹냐.... 대충 그런... 정말 애처로운...

보통은 흑냥이들이랑 같이 떼로 몰려서 백운대 근처에 있는데 오늘은 치즈냥만 보입니다.

 

올때마다보는 냥냥이

 

얼어붙은 초코바 베어 물면서 이러다 이빨이 나가겠다 싶었는데...

이빨이 아니라 내 정신이 나가게 생겼습니다.

 

빛의 속도로 치즈 냥이가 다가오더니 코앞에 죽치고 앉아서 너만 처먹지 말고 좀 내놓으라고 울어댑니다.

아주 그냥 애처로운 표정이란 표정은 다 짓고 있습니다.

저런 표정을 하면 불쌍해 보인다는 걸 아는 게 아닌가 싶은...

 

신경이 쓰여서 초코바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짬을 내서 초코바 하나 주섬주섬 까고 있는데, 부시럭 거리는 소리를 듣더니 어느새 코앞까지 와서 밥달라고 울어댑니다. 응 안돼 초코렛이야..

 

초코바 다 먹어가는데 누군가 뒤에서 "뜬다!"를 외칩니다.

얼른 남은 거 털어 넣고, 일출 구경을 했습니다.

언제 봐도 예쁜... 선홍색.

이번에도 해 뜨는 걸 보고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날씨가 좋아서 일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들 일출 사진 찍느라 여념들이 없습니다.

 

똥바람인데도 다들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대충 해 뜨는 거 다 보고 주변 풍경 좀 두리번거리면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이 시간대에 백운대 오르는 분들은 다 해뜨는거 보러 올라오는 거라, 해 다 뜨고 나면 대충 인증샷찍고 다 같이 우르르 몰려서 내려갑니다. 저도 마찬가지...

 

자주봐서 반가운 민둥 돌머리 인수봉
친구들이랑 같이 온 젊은? 분들은 오늘 등산객중 가장 신이 나 보였다는...

 

마지막으로 해 다 뜬 거 한 컷 찍어주고...

 

선홍식으로 붉게 떠오르는 모습이 똑딱이 폰카메라에는 안나옵니다. 실물을 봐야하는데...

 

해 뜨는 것 보다도 오늘의 압권은 폭풍의 백운대 바람이었습니다.

아마 최근 몇 년간 북한산 쪽 봉우리 올랐던 것 중에 가장 무서운 바람이었다는...

바람 때문에 말 그대로 영하의 날씨입니다. 외투 준비 안 해온 분들은 오들오들 떨면서 해 뜨는 거 보고...

 

 

폭풍의 백운대 바람

 

볼일? 끝났으니 다들 몰려서 하산 시작합니다.

백운대 봉우리에서 내려오기만 해도 포근하고 바람은 잠잠해집니다.

빛의 속도로 하산합니다.

 

해다뜨고 바로 하산 시작합니다.
대피소 도착. 터벅터벅 끝없는 돌길 하산입니다.

 

반쯤 내려왔는데, 정상에서 안보이던 흑냥이 무리들이 여기서 놀고 있습니다.

토실토실 살도 오른 것이 그동안 등산객들한테 많이도 얻어먹은 거 같습니다.

 

하산길의 검은 고양이. 평소에는 정상에서 노랑 냥냥이랑 같이 있는데 오늘은 중턱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올라갈 때 어두워서 안보이던 풍경들 한 장씩 찍으면서 내려갑니다.

매번 같은 사진을 찍어서 별 감흥은 없습니다. 그냥 습관처럼 한장씩 찍는...

 

인수암 댕댕이. 보기에는 귀여운 삽살개지만 생각보다 사납습니다.
내려오면서 인수봉 한 컷.

하루재 도착. 이제 1/3 정도 남았습니다.

 

깔딱고개 도착.
하산 완료!

 

출퇴근 시간 피하기 위해 30분 정도 쉬었다가기로 하고 잠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오른 다른 분들도 짐 정리하고 퇴각하고 계십니다.

 

오전 9시 집에가기 전

 

오늘은 새로 가져온 랜턴이다 뭐다 만지작거리다 샛길로 빠지는 바보짓을 해서 15분 정도를 까먹었습니다. 트래커에 찍힌 저 초입의 나뭇가지 같은... 바보짓을 했습니다.

살짝 졸린 상태여서 다니던 길이 아닌 걸 알면서도 그냥 멍 때리다 시간만 버린...

 

한눈팔다 왼쪽 샛길로 빠져서 까먹은 15분
백운대 코스는 시간 맞춰서 해뜨는거 보고 내려오면 보통 2시간 반 걸립니다.

 

백운대는 소요 시간은 짧지만 꽤 가파른 코스입니다.

멀지 않은데 사시면 일출 보러 한번 쯤 가보시는거 추천합니다.

일출보러 오를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야트막한 산중에서는 단연 최고입니다.

 

일출까지 봤으니 한동안은 겨울철 등산병이 재발하지는 않겠지만, 한 두 주 지나면 또 재발해서 다른 악산에 오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이 병도 제발 같이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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